
“하이닉스, 우리 좋았잖아”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는 8년 넘게 끈끈한 관계였습니다. TC 본더 장비만큼은 한미반도체가 독점적으로 공급해왔죠.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계약을 맺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거든요.
이 글에서는 단순한 납품 변화 그 이상인 ‘반도체 장비 생태계의 큰 그림’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독점이 깨졌을 때 생기는 파장은 무엇인지, 한미반도체는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앞으로의 판도는 어떻게 바뀔지 함께 들여다보죠.
한미반도체, 독점이 깨지다
2017년부터 SK하이닉스에 TC 본더를 독점 공급해오던 한미반도체. 이 장비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의 핵심입니다. TC 본더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여러 개의 D램을 층층이 쌓아주는 장비인데, HBM 성능의 본질을 좌우하죠.
하지만 지난달, 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과 420억 원 규모의 TC 본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단순한 공급 다변화로 보이지만, 사실은 ‘관계 단절’에 가까운 결정이었죠.
- 공급사 다변화는 업계 관행이나,
- 경쟁사의 특허 침해 소송 피고였던 한화세미텍이라는 점이 결정적
한미반도체의 반격, 왜 이렇게 격한가?
한미반도체는 곧장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이닉스 공장에서 CS 엔지니어들을 철수시켰고, 무상 유지보수를 유료로 전환, TC 본더 가격도 25~28% 인상 통보했죠. 그동안 8년간 가격을 동결해온 점을 고려하면 강경 대응입니다.
이유는 단순히 ‘섭섭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경쟁사인 한화세미텍에 대한 감정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전직 직원 이직 문제 및 특허 침해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TC 본더가 반도체 업계에서 이 정도 ‘파워’를 가진 장비라는 걸 이번에 처음 실감했어요.
연도 | 이슈 | 결과 |
---|---|---|
2021 | 전 직원 이직 관련 부정경쟁 소송 | 1·2심 승소 |
2023 | 특허 침해 소송 제기 | 진행 중 |
하이닉스의 입장은 억울할까?
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 있습니다. 공급망 다변화는 반도체 업계의 일반적인 리스크 관리 방식이기 때문이죠. 하나의 업체만 믿다가 문제가 생기면 생산이 멈출 수 있으니까요.
또,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화세미텍과의 계약 단가는 한미반도체보다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를 기회로 삼아 ‘단가 현실화’에 나선 셈이죠.
- 하이닉스: 공급 안정성 확보 + 협상력 증가
- 한미반도체: 기존 독점 지위 약화 + 감정적 반발
TC 본더 시장, 어디로 갈까?
현재 TC 본더 시장 점유율은 한미반도체가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한화세미텍이 하이닉스를 발판 삼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마이크론이 작년부터 대량 공급을 받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삼성전자와도 납품 협의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반도체 입장에서도 ‘믿는 구석’이 생겼죠.
- 2024년 시장 규모: 약 6,500억 원
- 2027년 시장 규모 전망: 약 2조 1,000억 원
결론: 지금은 시작일 뿐이다
이번 한미반도체와 하이닉스 간 갈등은 단순한 장비 공급 계약을 넘어서, 향후 반도체 생태계 지형을 바꿀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한화세미텍은 수혜를 입고 있고, 한미는 독점이 깨졌지만 기회를 다시 노리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감정’과 ‘전략’이 복잡하게 얽힌 전형적인 반도체 산업의 단면입니다. TC 본더라는 작은 장비 하나가 글로벌 흐름을 뒤흔들고 있으니까요. 투자를 고민 중이라면 이 흐름, 꼭 챙겨보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TC 본더란 정확히 어떤 장비인가요?
TC 본더는 열(thermal)과 압력(compression)을 이용해 여러 층의 D램을 수직으로 결합하는 장비입니다. HBM 생산의 필수 장비로 꼽힙니다.
Q.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 대신 한화세미텍을 택한 이유는?
공급 안정성과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업계에선 2~3개 공급사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죠.
Q. 향후 TC 본더 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2024년 약 6,500억 원 규모에서 2027년 약 2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AI 반도체 수요에 따라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